경제상황이 불투명해도 창업시장의 열기는 여전하다. 그렇지만 창업에 앞서 미리 챙겨야 할 것들을 간과할 경우 이런 저런 손실이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알고 지내는 지인이 필자에게 간이과세자로 창업하는 것이 좋은지, 일반과세자로 하는 것이 좋은지 물어 본 적이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본다면 일반과세자가 훨씬 좋다고 말하고 싶다. 전적으로 내 주관적인 관점이지만, 다양한 컨설팅 경험과 상담 사례가 있어서이다. 한번은 오토바이 대여업을 하시는 분과 상담한 적이 있다. 오토바이 대여업은 물류산업으로 정부 지원사업 대상이기도 하다. 즉, 유관기관에 융자지원 사업을 받을 수도 있는 업종이지만 사업매출도 높지 않아 어려웠고 이분은 간이과세자로 창업하여 사업 초기 매입 대금에 대한 세금계산서 발행이 안 되었다. 따라서 부가세 환급이 없었다. 즉, 2억의 오토바이 매입에 대한 부가세가 약 1800만원이었는데, 환급 받지 못하였다. 1800만원이면 작은 업체의 3~4개월간 운전자금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사례는 열쇠 수리업이었다. 열쇠수리 및 제조는 제조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간이과세자로 한다. 세금을 덜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세무정리가 간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이과세자로로 한다. 만약 제조업이었다면 제주경제통상진흥원에서 하는 소상공인 경영안정화 지원사업에 해당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국가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지원사업에도 포함 될 수도 있었지만 간이과세자이면서 서비스업종이어서 제외된다.

　정부의 영세사업자를 위한 지원사업은 일반과제사자에게 집중되어 있다.

　간이과세자의 장점은 세무기장이 간편한 점 외에는 거의 없다. 심지어 사업 초기 매입에 대한 부가세 환급도 안 된다. 오토바이 대여업에서 사업초기 1800만원을 돌려받는 것이 앞으로 내야 할 소득세보다 많지 않을 것이다.

　일반과세자는 이미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의 다양한 지원 사업으로 혜택을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 디자인개발 지원사업‘,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활성화 컨설팅 지원 사업’, ‘중소기업 창업 프로젝트 지원사업’, ‘소상공인 경영안정화 지원사업’, 특히 ‘골목상권 시설개선 및 경영컨설팅 지원 사업’, 등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지원 받는 업체 중에서 간이과세자는 있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업주가 이러한 지원 사업에 대한 관심이 적고 대부분의 사업이 일반과세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의 세금으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국세, 지방세 완납 증명서의 첨부는 필수이다. 따라서 이러한 증빙 서류를 준비할 수 없는 업체라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에게 어떤 사업자로 하는 것이 좋으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일반과세자이다. 그리고 간이과세자가 세금을 적게 낸다고 생각한다면 그 혜택에 비해 다양한 지원을 포기하는 것이다.

　국가와 지자체는 기업체들을 위해서 많은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한 테두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틀도 생각해봐야 한다. 버는 만큼 세금을 낸다면 그만큼 국가와 지자체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된다. 단지 편하다고, 세금을 덜 낸다고 간이과세자로 창업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