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가능성은 북미 고위급 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달 말로 예상되는 북미 고위급 회담 이후 김 위원장이 답방하겠다고 해야 이뤄지게 된다. 남북관계가 북미회담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진전은 북한이 최소한 핵폐기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가능하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은 내년 초에도 열리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의회가 남북교류 협력사업에 제주가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나서는 것은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지 않은 오버행위다.북미회담이 성과를 내고 유엔의 대북제재가 풀리거나 완화되기 전에는 실질적인 교류협력이 불가능하다. 북미관계가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올 경우 빈손 회담이 되고 국민의 환영을 받기도 어렵다.제주와 북한 간 교류협력 가능성은 감귤과 당근 보내기 등 그동안의 성과에 비춰 밝아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차분히 북미 고위급 회담과 제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지켜볼 때다. 더구나 교류는 받는 것 없이 일방적으로 주는 것 뿐이었다. 주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교류가 될 수 없다.

　특히 도의회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한라산 방문 요청을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도의회는 오늘 본회의에서 남북 정상의 제주와 한라산 방문 결의안을 상정해 처리할 계획이다. 두 정상의 한라산 방문은 이미 청와대가 역점을 둬 추진하고 있으므로 굳이 도의회가 나서지 않아도 될 사안이다. 지나치게 집착하고 서두르면 집권 여당 소속 도의원들이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