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교육감이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바칼로레아) 교육과정 도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IB교육은 주입과 암기 위주의 학교교육을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도록 전환하는 교육이다. 세계 여러나라가 이미 창의력 함양 교육으로 가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이 교육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시점인 것은 맞다.

　하지만 객관식 위주로 치러지는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 아래서 제주지역 학생들만 IB교육을 받는 것은 대학입시의 불이익을 전제로 한다. 제주도교육청이 내년 시범 적용을 위해 희망학교를 모집했으나 전체 초·중·고교 가운데 단 한 학교도 신청하지 않은 것만 봐도 ‘가야할 방향은 맞지만 아직은 아니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육부가 입시정책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특정지역 학생들에게만 다른 형태의 교육과정을 도입해 공부하라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도 않다.

　물론 이 교육감의 말대로 제주에서 IB교육을 시작하면 10년 안에 전국에 확산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기간에 제주학생들은 IB교육 실험 대상이 된다. 사고력과 창의력은 크게 신장될 지 몰라도 대학입시에서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 교육감은 교육부가 IB교육과정을 도입하기 전까지는 희망하는 학교에만 도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올해 문부성 주관으로 전국에서 59개 학교가 IB교육과정을 도압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부는 특히 현행 대학입시제도와 새 교육방향이 정해지지 않아 이 제도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 학생들만 실험대상이 돼선 안 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