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경관은 그대로 놔둬야 더 빛이 난다. 관광명소로 이용하더라도 최소 면적의 관람지역만 통행을 허용해야 한다. 원래 보전과 이용은 양립될 수 없는 말이다. 그러나 경관을 잘 보전하면서 관광지로 활용하겠다고들 한다. ‘지속가능한 이용’은 모순이요 위선이다. 사람의 발길이 늘어나는데 어떻게 경관을 그대로 보전할 수 있겠는가.

　주상절리대 경관설계는 그래서 바람직하지 않다. 서귀포시는 그제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 경관설계 국제 공모’ 당선작을 발표했다. 지질학적 가치를 보전하면서 장소체험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관람방식을 모색한다지만 결국은 관광객들의 이용편의를 위한 설계일 수밖에 없다. 보전과 체험을 강조하고 있으나 주변경관에 적합하도록 건축물을 설계하는 게 경관설계라면 환경훼손은 보나마나다.

　건축적 접근을 통해 관람객의 동선을 적극 유도하고 지질학적 특성을 직접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자체가 주상절리의 보전을 걱정스럽게 한다. 주상절리대 인근에 체험도로를 만드는 것은 주상절리대의 훼손 우려를 떠나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다. 더구나 체험장소 시설은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된 주상절리대의 직·간접적 피해가 없도록 보호해야 하는 지자체의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는 행위에 다름아니다.

　주상절리대는 해안에서 바라봐야 빼어난 절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서귀포시는 주상절리대에 인접한 체험길 조성보다 배를 타고 앞바다에 나가 절경을 즐기도록 하는 체험관광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머지많아 후회할 체험로 탐방방식은 재검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