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녹지국제병원이 원희룡 지사의 조건인 ‘외국인전용병원’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막장드라마도 이런 식의 막장드라마는 없을 것이다. 원 지사는 도민의 공론조사결과를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영리병원을 허가, 발표했다.

　의료법은 내국인의 병원이용 제한을 금지하고 있다. 원 지사는 ‘외국인 전용병원’이라는 허위적인 문구로 영리병원 허용이 국내보건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녹지국제병원이 외국인전용병원을 거부하면서 원 지사와 제주도청은 세간의 웃음거리가 돼버렸다.

　1호 영리병원의 허용은 2호, 3호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국민건강보험에서 벗어나 어떠한 감시도 받지 않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막장돈벌이를 하는 병원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1호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허용은 필연적으로 국내보건의료체계를 허물 수 밖에 없는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본질상 영리병원 허용은 병원을 통해 돈을 벌어보려고 하는 탐욕자본들이 병원에 들어 올 수 있는 합법적인 길을 터주는 것이다. 이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1호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의 허가는 취소돼야 한다. 애당초 원 지사가 도민의 뜻을 따랐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사항이었다. 복잡해보일수록 간명하게 봐야 해법이 보인다. 원 지사는 지금이라도 도민의 뜻을 존중해 영리병원에 대한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 게다가 원 지사는 녹지국제병원이 내국인을 대상으로 진료를 하면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했다. 그렇지만 녹지국제병원은 내국인진료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원 지사는 영리병원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당장 파헤쳐야할 문제가 있다. 바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비공개 문제와 미래의료재단의 우회투자 불법컨설팅 문제다.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에는 필수요건으로 사업주의 병원 및 유사사업 경험 증명이 담겨야 한다. 하지만 녹지그룹은 병원계통의 사업을 해 본 적이 없다. 의료영리화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는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가 법적 필수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위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민운동본부는 사업계획서 공개를 계속 요구했으나, 돌아온 것은 비공개답변 뿐이었다. 이제라도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가 공개되고, 법적필수요건이 충족됐는지 따져 봐야 한다.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은 병원설립 과정부터가 불법이다. 녹지그룹은 미래의료재단과 불법적인 방식으로 개원을 준비해 왔다. 미래의료재단은 도민운동본부의 우회투자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면서 녹지국제병원과 병원경영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발표했다. 하지만 법에 의하면 의료재단은 컨설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의료재단의 컨설팅 해명도 불법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영리병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확인됐다. 원 지사는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허가를 취소하고, 앞에서 제기한 2가지 문제에 대해 행정조사를 통해 도민 앞에 관련사실을 상세히 밝혀야 한다. 우리는 도민을 섬기는 도지사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