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4·3’은 수십 년 동안 누구도 말해선 안 되는 사건이었다.

4·3진상규명을 요구하다 옥고를 치렀고, 4·3에 관한 글은 판금되거나 필화 사건을 일으키기 일쑤였다. 군부독재 정권은 4·3을 은폐·왜곡했고 아울러 철저히 금기시했다.

그럼에도 제주도민들은 진상규명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왔는데, 4·3진상규명의 역사는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그 맥을 같이하며 조금씩 진전돼 왔다. 

이에 2014년 첫 사업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제주지역 민주화운동 기관지인 ‘제주의 소리’를 영인한 첫 사료집을 발간했고, 2016년에는 ‘제주도 개발과 주민운동’을 주제로 두 번째 사료집을 발간했으며 제주4·3 진상 규명 운동의 발자취를 더듬는 세 번째 사료집이 나왔다. 

사단법인 제주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이사장 강남규)가 ‘제주4·3’ 관련 사료들을 묶은 ‘제주민주화운동사료집 Ⅲ’를 10일 출간했다.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와 함께 펴낸 이번 사료집에는 4·3진상규명운동 진영의 내부 문건들이 주로 실렸는데, 이중에는 언론이나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많아 진상규명운동사의 1차 사료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사료집은 책자 형태 뿐만 아니라 DVD로도 제작해 디지털화함으로써 용이한 자료 검색이 가능토록 했다.

한편, 민주화운동사료연구소는 “수집된 자료가 방대해 이번 사료집에는 제주4·3 제47주기(1995년) 위령제까지만 수록했으며, 다음 기회에 제48주기(1996년)부터 제52주기(2000년)까지의 사료와 함께 제주4·3과 관련해 보수세력들과 다툰 소송기록들을 수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