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도내 농산물에 대한 해상 물류비 국비 지원을 정부에 요구한 것은 올해로 3년째다. 첫번째는 2016년, 같은 해 1월부터 시행된 제주특별법 5단계 제도개선 내용을 근거로 했다. 여기에는 제주도 농산물을 다른 지방으로 운반할 경우 화물운송사업의 운임·요금 등의 유통구조 개선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올해도 37억원을 지원해 달라는 제주도의 요청을 기획재정부가 수용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다른 지방과의 형평성 논리를 내세워 퇴짜를 놨다.

　기재부는 “이미 읍면지역에 조건불리지역 직불제 지원금이 지급되고 있어 해상운송비가 지원되면 이중 지원이 된다”며 해상물류비 지원을 계속 반대하고 있지만 제주특별법(제269조) 등은 도서지역의 농산물 해상물류비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전국 1% 제주도’의 한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제주 출신 국회의원들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노력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현재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제주 국회의원 3명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더구나 농산물 물류비 지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제주 국회의원들로서는 가장 유리한 조건을 지닌 셈이다. 그럼에도 기재부의 꽉 막힌 고집불통을 꺾지 못하고 있다.

　일부 다른 지방 국회의원들은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쪽지예산, 끼어넣기 등을 통해 심지어 기재부가 편성하지 않은 예산까지 확보하고 있다. 정상적인 예산 반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제주 국회의원들에게는 이런 기회마저 없는 것일까. 제주 국회의원들의 국회에서의 존재감과 역할이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