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제주도의 내년도 예산안 계수 조정 과정에서 지하수 수질조사 및 축산분뇨 오염원 제거 관련 예산 30억원 전액을 삭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그제 논평을 내고 “지하수 보전의 책임이 큰 환도위가 본연의 역할은 방기한 채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로 필수예산을 삭감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업이 실효성이 없다며 삭감해 예비비로 편성한 것은 환도위의 횡포에 속한다.

　물론 “제주도가 지하수 수질 오염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조사만 반복한다”는 환도위의 지적은 일면 수긍이 간다. 그러나 완벽한 대책을 수립하려면 먼저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질타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중요한 관련 예산을 삭감해 버리는 것은 또 하나의 갑질에 해당한다. 환도위 또는 예결위는 제주의 생명수인 일부 지역의 지하수가 축산폐수에 의해 오염된 사실을 직시해 수질조사 예산을 되돌려 놔야 한다.

　제주도 역시 조속히 수질조사를 완료해 실질적인 오염방지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 한림읍 등 서부지역 양돈분뇨 배출사건 이후 제주지역 지하수의 이미지가 상당부분 타격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청정 제주지하수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빈틈없는 수질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오염방지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전면적인 축산폐수 무단 방출 차단과 함께 축산 악취를 차단하는 일도 시급하다.해마다 봄철만 돠면 양돈장 등지에서 나오는 악취 때문에 관광객들이 곤혹스러워 한다.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제주의 환경에 전혀 걸맞지 않은 또 다른 제주의 모습에 실망하지 않도록 말 그대로 완벽한 축산폐수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