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의 녹지국제병원 허가가 몰고온 후폭풍이 심각하다. 많은 도민과 시민단체는 물론 제주도의원들도 원 지사의 영리병원 개설 허가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처럼 제주도지사의 정책 결정에 전방위적인 비판이 가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도민사회가 원 지사가 터트린 ‘영리병원 조건부 허가’라는 폭탄에 두쪽나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원 지사의 전국 첫 영리병원 개원 허가에 대한 반대는 충분히 예상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반대의 목소리가 클 줄은 몰랐다. 도민은 물론 국민들도 영리병원 허가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갈등은 원 지사가 더 키웠다. 반대가 우세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사실상 수용하겠다고 해 놓고 허가로 돌변해 경악케 했다. 도민을 배신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지난 12일 tbs 의뢰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티가 실시한 전국 19세 이상 성인 접촉자 7354명 중 최종 504명이 응답한(응답률 6.9%) 제주영리병원 허가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51.3%로 찬성 35.8%보다 크게 앞섰다(본지 12월 14일자 1면 보도). 향후 내국인 진료 확대와 의료공공성 훼손으로 의료체계를 허물 수 있으므로 반대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원 지사가 허가한 첫 영리병원의 전국 파장이 심창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원 지사는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로 돌아가 갈등을 풀어나갈 방안을 제시해야 힌다. 역시 최선은 허가를 철회한 후 재검토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않으면 원 지사의 도정 동력은 상실하고 더 큰 퇴임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민의를 거역하고 성공한 정권은 물론 도정도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