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읍 월정리 해녀들이 하수처리장 때문에 바다가 오염돼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해녀들이 살길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그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정바다 환경의 회복과 동부하수처리장 방류량 적정 수준 조정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바닷물에서 악취가 날 정도이므로 소라 등 해산물이 제대로 자랄리 만무하다.

　더구나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갈 수 없는 날이 계속되고 있는 데도 연구용역을 위해 2년을 기다려야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제주도의 안이하고 무책임한 답변에 화를 참지 못하고 있다. 하루 하루가 문제인데 도대체 2년 후에 해결방안이 나온다니 기각 막힐 일이다. 제주도는 즉각 동부하수처리장의 방류량을 대폭 줄여 썩어가는 바다를 원상태로 회복시켜야 한다. 월정리 바다는 어민들의 생활터전이면서 관광적 가치도 높다. 하지만 오염상태가 지속되면 해녀들의 생존권 피해는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기고 만다.

　제주바다는 해안도로가 뚫리고 지역권별로 하수처리장이 들어서면서 청정함을 잃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전 해안이 하수처리장 방류수로 오염돼 죽은 바다가 되고 말 것이다. 동부하수처리장을 포함한 도내 모든 하수처리장의 시설을 최대한 보강해 정화 기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환경보전은 육상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특히 제주는 육상과 바다가 모두 도민들의 생활터전이며 소중한 관광자원이다. 제주도는 육상환경 보전정책과 마찬가지로 바다환경 보전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하수처리장 시설의 현대화뿐아니라 해안 마을 곳곳에 들어선 양식장의 오염된 물이 그대로 바다에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히 지도 관리하고 단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