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공무원의 청렴도가 다시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도내 지방공무원 1000명 당 비위 징계 건수가 9.1건으로 전국 시·도 광역단체 중 2번째로 높았다.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감사결과 신분상 처분도 지난해 41건, 올해 46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자신의 민선6기 4년 도정 성과 중 하나로 청렴과 공정을 언급했지만 실상은 딴판이다.

　공무원의 공직기강이 확립되려면 끊임없는 감찰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일정 시점의 캠페인성 감찰로는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제주도의 연말 공직자 특별감찰이 회의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청렴주의보를 발령하고 당직자의 음주행위, 근무지 무단이탈, 출·퇴근 시간 미준수, 민원처리 소홀 및 지연 등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 행위 등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부서장까지 연대책임을 물어 엄중 문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연중 지켜져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칙이다.

　이번 연말 공직자 특별감찰은 보여주기식 요식행위에 해당한다. 제주도는 형식에 치우친 감찰이 아니라 비위를 근절하는 실질적인 감찰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공무원의 직권남용, 인·허가 관련 비리 및 금품수수 등 위법 행위에 대한 감찰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연말 등 특정 시점의 예고된 감찰기간에는 모든 공무원이 단속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 애쓴다. 상시 감찰활동을 펴야만 비위를 저지르는 공무원을 제대로 적발할 수 있다.

　원 지사는 최근 제주도의회에서 공무원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강경책을 쓰겠다”고 했다. 상시 감사와 감찰을 강화해야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