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건설사업의 전면 백지화는 상식이 억지를 이긴 대표적 사례가 될 만하다. 원희룡 도정은 최근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 온 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건설사업을 백지화하고 부지를 미래세대와 도민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한 공공시설 용지로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비록 민의에 굴복한 선택이긴 하지만 뒤늦게라도 잘못 꿴 첫 단추를 바로 잡아 다행이다.

　억지는 상식과 정의를 이길 수 없다. 원 지사는 시민복지타운 인근 주민들과 대부분 도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3월 신혼부부 등 청년을 위한 행복주택 700세대와 무주택 노인을 위한 실버주택 80세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실 시민복지타운 내 공동주택 건설의 부당성은 2016년 민선6기 원 도정이 사업추진 계획을 발표할 당시부터 유독 본지에 의해 집중 제기돼 왔다. 이유는 사실상 부지가 전체 시민이 주인인 공공용지라는 점, 제주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하나뿐인 넓은 면적의 녹지공간으로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보전돼야 한다는점 등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억지사업은 또 있다. 제2공항, 중문관광단지 내 부영호텔, 제주신항 개발 추진 등 대규모 환경훼손을 전제로 하는 사업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들 사업 역시 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건설사업의 형태와 유사하다. 원 도정은 입지 선정에 중대한 결함 의혹이 있는 제2공항 건설과 주상절리대 훼손 우려가 큰 부영호텔 건설, 해안환경 파괴는 물론 건설자재 확보를 위한 육상환경 훼손이 불을 보듯 뻔한 제주신항 건설 계획도 없던 일로 해야 한다. 미래는 물론 현재 제주의 최대 가치인 환경을 보전하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