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싸한 바람이 휘돌며 한 장 남은 달력이 달랑거린다. 무술년(戊戌年)이 저물고 기해년(己亥年)이 다가오고 있다. 새 해는 단기4352년도다. 햇수로는 21세기 들어서도 성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돌아보면 신년계획이 수시로 개정되고 그 실행은 여러 이유로 조변석개가 되어 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매년 겪는 일이다. 시기를 구분하는 것이 사람이 정한 것이어서 의미가 없다고 치부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시기를 구획해 놓고 가름하는 기회를 살리는 것도 의미가 없지는 않겠다.

　세밑이 가까우면 금년의 평가 이전에 서두에 다사다난한 해였다고 치장한다. 올해라 다르랴 북한 핵문제는 세계적 이슈로 연초부터 남북화해와 맞물려 톱 뉴스거리로 장식했다. 도내에서도 갈등이 미해결로 제2 공항문제, 4·3문제, 강정문제 녹지병원 건 등이 미해결로 행정 분권문제도 새로운 이슈로 등장해 다음해로 이월되고 있다. 해결 없이 누적되거나 늘어나는 갈등의 이월은 좋은 일이 아니다.

　독일의 사회학자인 퇴니스는 공동생활의 두 가지 질서를 주장하였다. ‘첫째는 공동생활의 의지의 합치나 본질적인 융합위에 입각하고 관습과 종교에 순화되는 질서, 두 번째는 집회나 연합하려는 선택의지나 협정위에서 성립되어 정치적 입법에 의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여론에 의해 관념적 의식적 설명과 합리화를 얻는 질서’ 라고 하였다. 질서가 명확하고 어떤 사안에 공통함의나 기대가 같다면 갈등의 발단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할수록 개인의 가치와 이익의 시차기대가 다를수록 갈등은 생겨나고 관리부재가 된다. 공동체적인 지역 사회문제 해결은 도민의 의견과 정책결정자의 공동문제고 같이 풀어야 할 과제다.

　결국 갈등은 나와 상대방의 이해관계가 변수로 작용해 주장이 다른데서 기인한다고 한다. 공동체의 정서나, 사회정의 그리고 환경보전의 갈등은 공론에 의해 해결되는 것도 한방편이다.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충돌할 경우인데 이해관계 정도가 나와 상대방의 크고 작음에 따라 회피하거나 수용하기도 하고 협의하거나 경쟁하는 경우이고 자기의 존재감이나 해결결과의 만족정도도 서로 다를 수가 있다. 갈등의 문제발단, 과정, 협의나 수용만족도도 중요하다.

　학자들은 공공정책과 이해관계자와의 갈등방지책으로 사업입안단계와 과정에서의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대안을 검토하고 이해관계자와 합의나 공감대를 유지해야 하며 납득할 정도의 보상장치 마련을 들고 있다. 더불어 계획의 입안참여, 홍보, 일관성도 중요하다.

　요즘은 이해관계가 크지 않을 경우 주민들의 의견표시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론조사 응답률도 그렇고 주장도 뚜렷하지 않다. 미디어가 발달하고 정보소스가 많아도 어지간하면 방관자가 되기 일쑤다. 선동에 따라가는 휘돌림도 생긴다. 행정기관은 이러한 점도 고려하여 정책이나 사업을 시행하여야한다. 주민들도 미래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표시도 필요할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며 교통문제, 환경과 개발문제, 공동체의 조화 등 모든 문제의 해결책에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때이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쌓여가는 갈등의 줄어들고 묵은 문제들이 해결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