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의정칼럼
진정한 ‘자치’를 위한 숙고(熟考)
강철남  |  제주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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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5  14: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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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 다스린다’라는 뜻을 갖는 자치(自治)가 그 뜻 그대로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를 또 스스로 책임질 수 있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 이러한 질문을 서두에 해보는 이유는 세밑 제주지역 사회에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행정시장 직선제’ 문제를 고민해보기 위해서이다.

 지난 6일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367회 임시회 안건으로 그 이름도 긴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도개선 과제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동의안’을 제출했다. 즉 현재 지사가 임명하는 행정시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을 개정해달라고, 국회에 법률안을 제출하기 위한 준비 단계가 진행된 것이다.

 ‘행정시장 직선제’는 법인격이 없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수장을 주민들이 직접 뽑아, 현재 행정시 체제가 갖는 행정의 민주성 약화, 주민 참여 약화, 행정서비스의 질 저하 등의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본 글에서는 행정시장 직선제는 진정한 ‘자치’ 실현에 너무나도 미흡한 대안이라는 것을 크게 두 가지 차원에서 논의해보고자 한다.

 첫째, ‘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행정시장 직선제’의 구상은 행정시장의 정책결정에 필요한 인프라를 전혀 갖추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 동의안에는 행정시장의 자치법규 발의, 예산편성, 행정기구 조정이 필요한 경우 지사에게 ‘요청’하고, 지사는 그 요청한 내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조례 개정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명시하고 있다. ‘요청’은 사전적으로 ‘필요한 어떤 일이나 행동을 남에게 부탁을 함’으로 정의된다. 즉 행정시의 수장인 시장이 정책에 결정에 필요한 예산과 조직조차 스스로 갖추지 못하고, 지사에게 ‘부탁’해야 가능하다는 것은 상당한 결함이다.

 둘째, ‘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스스로 책임질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행정시장 직선제’의 구상은 책임질 수 있도록 권한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제주특별법 제11조 제5항에는 “행정시장은 도지사의 지휘·감독을 받아 소관 국가사무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소속직원을 지휘ㆍ감독한다”라고 명시돼 있는데, 이번 동의안에는 이 조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즉 행정시 수장인 시장이 정책 결정을 함에 있어, 도지사에게 ‘지휘?감독’을 받아야 하는 것 또한 상당한 결함이다.

 종합하자면 ‘행정시장 직선제’ 구상은 단지 주민이 직접 선출해 4년 임기를 보장받는 것 이외에는 현행 임명직 행정시장과 다를 바 없는 안이다. 그렇다면 행정시장의 인사권, 조직권, 예산권은 어떠한 수준으로 결정되어야 하며, 또 행정시장은 어떠한 정치적?행정적 책임을 져야 하는가? 그리고 행정시장의 권한과 책임은 어떻게 견제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산적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주민 직선 행정시장’은 우리나라 지방자치사에 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기형적인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형적인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투입해야 할 것인가? 필자는 이러한 수많은 질문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바로 ‘기초자치단체 부활’이라 생각한다.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기 위한 우리의 고민은 ‘행정시장 직선제’가 아닌 ‘기초자치단체 부활’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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