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만족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만족한 삶의 기준은 일정하지가 않다. 재력이 기준이 될 수도 있고, 생활형편이 어렵지만 삶 자체의 만족이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역시 가장 값진 삶은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일 것이다.

　제주도민 중 ‘삶에 만족하고 있는 도민은 37.8%에 그치고 있다’는 올해 제주사회조사·사회지표 분석 결과는 충격적이다. 평소 만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도민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니 의외다. ‘요즘 하고 있는 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도민도 39.9%’에 불과했다. 소득 수준과 일의 가치가 동일시 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원래 제주도민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대체로 만족을 느끼며 살아왔다. 비록 가난하지만 자식과 가족이 있어 행복하고 땅을 팔아서라도 자식을 교육사키는 일에 행복과 만족을 느꼈다. 역시 돈이 있으면 안 될 게 없다는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하면서 제주인들의 삶의 만족 기준도 저절로 달리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청년 취업대란이 계속되고 빈(약 80%) 부(약 20%) 격차가 갈수록 양극화하는 사회현상 속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도민이 많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에 속한다. 이는 제주사회조사에서 나온 만족을 느끼는 도민 점유율과도 유사하다.

　지금은 안빈낙도(安貧樂道)가 통하고 칭송받는 시대가 아니다. 비록 가난할지라도 어느 정도의 생활비는 충당돼야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물론 개개인의 노력에 의해 해결돼야 할 문제지만 취업과 최소한의 생활비 지원 등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확대돼야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