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의정칼럼
교육행정 참여를 통한 숙의민주주의 실현
김장영  |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01.07  17:33:4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혹자는 ‘정의’란 어떤 문제에 대해 무엇이 정말 옳은 것이냐를 묻기보다 어떤 선택이나 판단을 위해 합리적인 논의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면, 그게 바로 정의가 된다고 말할 정도이다. 이는 문제 해결과정으로서 합의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제주사회는 4·3 이후 수십 년간의 갈등상황을 경험한 뼈아픈 시간들이 있었고 강정해군기지·제2공항과 영리병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갈등상황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과정에서 합의적인 논의절차, 즉 공론화의 중요성들이 대두됐다.

 그런데 이번 영리병원을 둘러싼 공론화 결과가 폐기처분됨으로써 제주의 제1호 공론화, 즉 첫 숙의민주주의는 실패로 막을 내리는 것을 보면서 결국 숙의민주주의의 진일보를 위해서는 우선 학교 현장에서부터 공론화라는 합의 절차를 배우고 익혀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이 바탕이 돼야 함을 실감했다.

 그러나 작은 변화에도 수많은 당사자가 크나큰 영향을 받게 됨으로써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가 바로 교육인데, 정작 교육 분야에서는 숙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현 정부 출범단계에서 4개월 여의 장정으로 이뤄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 대해 엇갈린 평가들이 있지만 서구에서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리 잡은 직접민주주의의 한 요소인 공론화를 통한 숙의 과정을 우리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 불과하다.

 공론화의 사전적 의미는 ‘여럿이 모여 의논하는 것’으로 어떤 문제에 대해 국민들 사이에 이뤄지는 일정한 의견을 뜻하며, 특정 정책이 초래하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해 관계자와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절차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깊이 생각하고 토의’하는 숙의 과정이 공론화 참여자의 의사결정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고 할 것이다.

 물론 도민 참여를 통해 교육현안을 해결한다는 점에 대해 전문적인 영역의 교육문제를 짧은 숙의과정으로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실효적인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토론에 참여하며, 생각하지 못했던 배움도 접하며, 교과서에만 접하던 정책 결정 과정에 실제 참여하게 되며, 교육현안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스스로 교육의 주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공론화가 성공하려면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수 있고 교사, 학부모, 학생 교육 3주체가 공평하게 참여하는 공정성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육행정의 민주성과 정책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탁회의, 공론조사 등 공론화 과정의 촉진을 통하여 도민의 교육행정 참여를 활성화해 숙의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제주특별자치도 교육행정 참여를 통한 숙의민주주의 실현 조례’ 입법화에 나서게 된 것이다.

 지방교육자치의 선도적 모델로서 교육분권을 완성하는 길에 교육주체 간의 갈등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문화를 안착시켜 제주교육이 더욱 탄탄히 발전했으면 좋겠다. 그 여정 속에 공론화를 중심으로 숙의민주주의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3113)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공로 9-1(도두일동)  |  대표전화 : 064)744-7220  |  팩스 : 064)744-7226
법인명: ㈜제주신문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제주 아 01014   |  등록일 : 2007년 2월 12일  |  대표이사/발행/편집인 : 부임춘
청소년보호책임자 : 부임춘
Copyright 2011 제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ejupress@jeju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