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감사위원회는 최근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매입 과정이 부적정하게 추진됐다며 문화예술재단을 기관경고하는 한편 매입실무를 총괄한 본부장을 경징계하고 제주도청 관련 간부 2명에 대해 훈계 조치하도록 제주도지사에게 요구했다. 그야말로 변죽만 울린 감사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감사 결과 한짓골 아트플랫폼 조성을 위해 추진한 재밋섬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는 기본재산 운용계획이 도지사에게 보고되지 않았으며, 도민 공감대 형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과 감정평가 등이 부적정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감사위는 매입계약 자체는 유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매매계약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려면 매매계약이 무효여야 하는데 법률자문 결과 계약이 유효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제주도의회 등이 주장하는 매매계약 원점 재검토는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감사위 감사 결과만으로는 매입계약 과정의 의문점들을 풀 수 없게 됐다. 재밋섬 매입계약 과정은 총체적 부실행정의 표본에 해당한다. 감사위는 계약이 부적정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도 왜 그런 계약이 가능했는지에 대해선 구제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 일련의 계약과정은 너무나 비상식적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규명해야 매입계약 과정의 의문이 풀릴 수 있다.

　건물 등 매매계약 과정에 관련자들의 불법성은 없었는지, 제주도청 고위층의 묵인 또는 구두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등 의문점들이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 이미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재밋섬파크 측에 중도금으로 지불한 혈세 10억원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 및 매매계약 원점 재검토를 위해서도 경찰 또는 검찰의 수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