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제주지역 공항시설 확충이 제2공항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었다. 제2공항은 제주공항을 확장할 수 없다는 기술적 판단이 내려질 때 선택할 차선책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국토교통부는 제주공항에 활주로를 추가 시설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기존 용역 결과를 배제한 채 제2공항 입지 선정에 들어갔다. 만약 당시 제주공항 확장에 비중을 둔 타당성 조사였다면 제2공항 문제로 인한 격심한 사회적 갈등은 초래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성산읍 제2공항 예정지 선정도 의혹 투성이어서 결국 국토부가 제2공항을 반대하는 현지 주민과 도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갔지만 논란이 된 의혹들을 규명하기는커녕 더 키우는 결과를 자초했다. 제2공항 예정지 주변의 오름군락과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의 동굴들은 공항 입지에 치명적이다. 여기에 안개 등 연간 날씨가 조작됐으며 도내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고 높이 쌓이는 폭설지대인 점도 간과했다. 더구나 하도 철새도래지와도 인접한 지역이다. 모두 항공기 이착륙에 위험한 요인들이다.

　제2공항 반대위 측과 도민행동은 내일 또는 모레 국토부 제2차관과 만나 제2공항 입지 선정 타당성 재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 항의하고 기본계획 수립을 중단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역시 중요한 것은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사실대로 규명하는 것이다. 특히 국토부 측은 2017년 12월 “타당성 조사 검증 과정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면 입지 선정 절차부터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약속대로 의혹을 솔직하게 사실대로 밝히고 공항 입지로 타당하지 않으면 당초 안대로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 본질인 각종 의혹 규명을 놔둔 채 입지 타당성 재조사 용역과 검토위 활동 기간만 연장해 운영하는 것은 꼼수일뿐 아무 의미가 없다. 이는 절차와 과정의 공정을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의 방침과도 부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