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녹지국제병원에 국내 자본이 우회 투자된 것이 맞다면 외국인 영리병원의 조건을 상실한 것으로 허가가 취소돼야 마땅하다.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그제 기자회견을 갖고 “허가 조건인 병원사업 경험을 증명할 자료가 없다”며 녹지그룹의 영리병원 사업계획서를 전부 공개할 것을 제주도에 촉구했다.

　영리병원 자체가 의료공공성을 해칠 우려가 크다. 하물며 국내 자본이 우회적으로 병원 시설비에 투자되면 앞으로 국내 자본으로도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의료연대는 물론 전 국민이 국내 1호 영리병원인 제주녹지국제병원 설립 허가를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가 기밀자료로 취급되고 있다면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원희룡 지사는 녹지그룹의 병원사업 경험 증명자료를 즉시 공개하고, 국내 법인과 의료기관 등의 녹지국제병원 우회 투자 여부에 대해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이 문제는 제주도민 뿐아니라 국민적 관심사여서 절대 덮지 못한다. 의료연대는 원 지사와 보건복지부장관 등을 고발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만약 고발로 이어질 경우 경찰과 검찰, 나아가 재판에서 사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원 지사는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라도 녹지그룹의 병원사업 경험 입증 자료와 국내 자본 우회 투자 여부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 더구나 전국 99개 시민사회단체가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재출범시켰다. 원 지사는 녹지국제병원 허가의 파장이 심상치 않음을 직시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결코 침묵과 거짓 해명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