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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허영형 기자] 불법적인 공권력에 의해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제주4·3 생존 수형인 18명에 대해 법원이 사실상 무죄 취지인 ‘공소기각’ 선고를 내리면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역할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억울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과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합당한 배·보상을 통한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선결과제들이 담긴 4·3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제갈창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제주4·3 생존 수형인 18명이 청구한 ‘불법 군사재판 재심’ 선고공판에서 청구인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공소기각이란 형사소송에서 법원이 소송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을 경우, 실체적 심리를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시키는 것을 말한다.
4·3 당시 이뤄진 군사재판이 별다른 근거 없이 불법적으로 이뤄져 재판 자체가 무효임을 뜻한다.
대한민국 사법부가 70년전 공권력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됐던 인권유린에 대해 불법이라고 규정지은 셈이다. 이번 판결로 재심을 청구한 생존 수형인들이 사실상 무죄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2017년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과 강창일 의원,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발의한 4·3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들 개정안은 억울한 희생에 대한 배상과 보상, 불법적 군사재판의 판결 무효화, 4·3 수형인 명예회복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4·3 및 희생자를 왜곡하거나 비방하는 것을 금지하고 국가차원의 교육을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제주지법의 결정이 개정안 처리에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 동안 여야 정치권은 4·3특별법 개정안 처리에 적극 나서겠다고 공언했지만, 상임위 법안 심사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2조원 가까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배·보상 예산 규모 때문에 정부 관련 부처들도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 법원에서 역사적인 판결이 나오면서 정치권도 더 이상 개정안 처리를 미룰 명분이 약해졌다.
여당인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이번 재판을 계기로 4·3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밝히는 노력이 가속화돼야 할 것”이라며 “이제라도 4·3에 대한 완전한 진상규명과 함께 국회에 제출된 4·3특별법 개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부터 줄곧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도민들의 중론이다.
따라서 이번 4?3 생존 수형인에 대한 재심 선고를 계기로 정부와 여당이 중심이 돼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의 신속한 처리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도민사회의 목소리가 얼마나 강하게 전달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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