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 허가와 관련한 의혹이 무성하다. 국내자본의 우회 투자 논란에서부터 녹지 측이 지난해 10월 제주도에 녹지병원 인수를 요청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1200억원 대의 공사비를 미지급해 가압류된 시설을 영리병원으로 허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원희룡 도정의 직권남용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양파껍질처럼 벗겨지는 의혹들이 모두 사실일 경우 원 지사의 도정 추진 동력은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도내에서 전개된 영리병원 허가 철회 집회가 서울까지 확산되는 등 양상이 심각하다.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 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그제 청와대 앞에서 ‘가압류 당한 녹지국제병원 허가 철회 및 원희룡 지사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원 도정은 원하든 원치 않든 일련의 녹지국제병원 허가와 관련한 의혹들을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 영리병원 사업계획서 원본은 물론 영리병원 인수 요청 여부, 가압류 상태의 시설에 영리병원을 허가한 이유 등에 대해 빠짐없이 공개해야 한다.

　원 지사의 영리병원 개설 허가는 반대가 압도적인 숙의형 공론조사 결과를 수용하지 않은 점 하나만으로도 도민을 기만했다. 여기에 가압류된 사실을 알면서 병원 개원을 허가했다면 도민들이 위임한 도지사의 직권 남용을 넘어 직무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공공의료체계에 큰 영향을 미칠 첫 영리병원 허가만으로도 비난받아 마땅한데 문제가 있는 시설에 이를 허가한데 대해 놀라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원 지사는 반드시 영리병원 허가 과정을 사실대로 밝히고 판단을 도민에게 맡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