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의 역할 재정립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JDC는 1999년부터 추진하기 시작한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준 시장형 공기업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사업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를 도입 단계, 2003년부터 2006년까지를 성장·발전 단계, 2007년부터 2010년까지를 성숙·정착 단계로 나누어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계획대로 완료되지 못해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제2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제주특별자치도가 자체적으로 평가한 내용은 긍정적이고 외형상으로는 성공한 것처럼 보이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제주도 1인당 GRDP측면이다. 2002년 제주도 1인당 GRDP는 948만1000원으로 전국 16개 지자체중 10위를 기록했다. 2016년 제주도 1인당 GRDP는 2746만1000원으로 전국 16개 지자체중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16년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 사업으로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지만 제주도민의 상대적인 소득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점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 사업이 제주도민의 소득과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JDC가 제주도민과 함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JDC 역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중국인들의 제주부동산 투자 증가와 가격폭등에 대한 JDC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그리고 환경훼손을 동반하는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지역에서 국제자유도시 정책의 중요성이 평가절하 되고 있다.

특히 영어교육도시, 신화역사공원 등 주요사업의 경우 투자 마무리 국면에서 미래 발전방향이 불확실하고 중앙정부의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대한 의지가 약화되어 있다. 이에 따라 국제자유도시 추진 동력 약화가 우려되고, 이것은 바로 국제자유도시 전담추진기관으로서 JDC의 존립근거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제주도의 JDC 경영통제 강화 움직임과 JDC 재원조달과 투자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제주도와 정책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JDC의 역할 재정립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자면 JDC를 싱가포르투자청(GIC)과 같은 투자유치 및 투자기관으로 바꿔보자는 것이다.

싱가포르투자청은 공사이지만 1981년 설립된 이래 정부, 의회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용되고 있어 민간회사의 성격이 짙다. 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지만 GIC는 의회에 운용성과를 한 번도 보고하지 않았다. 설립 초기에 미국과 영국의 투자 매니저들을 고용해 투자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전 세계에서 금융 투자 전문가를 영입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국투자공사(KIC)는 ‘한국판 GIC’를 모델로 해 만들어진 것이다.

오래전부터 제주도에서 지역 투자은행 설립을 검토해왔고 최근 가시권에 진입해 있다. JDC는 금융위원회 자산운용업 면허를 취득하면 참여가 가능하다. 이것은 국제자유도시 비전 실천 선도기관으로서의 JDC 본래 설립 목적에 부합한다. 국제 신디게이트론(syndicated loa), 외화증권 발행 등으로 장기 우량 자본을 직접 조달해서 지역 개발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재는 투자사업 기획과 알선 위주로서 외부투기자본의 창구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