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는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해 관광소득 향상에 기여하는 면이 있지만 도박장이어서 자연관광을 지향하는 제주의 정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물론 관광수입이 증대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카지노를 산업으로 분류하기도 하나 엄연히 허가받은 도박장이다. 더구나 사드 여파 이전에는 카지노 목적 중국인 관광객들의 제주 방문이 증가하면서 중국 언론에 제주도가 도박의 섬으로 보도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었다.

　도박의 섬으로의 명성보다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섬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데 대해 동의하지 않을 도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설사 카지노로 얻는 관광수입이 다소 감소한다 하더라도 제2의 마카오와 같은 도박장화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도민들은 기존 관광호텔 내 카지노 사업권을 사들인 후 대규모 영업장으로 장소를 이전한 영업이 시작되면서 도박장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을)이 발의해 입법 예고한 ‘제주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행 카지노 사업장 변경허가 범위를 기존 영업장 소재지 건물의 대수선, 재건축, 멸실 등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사항으로 한정하고 있어 대규모 관광시설이 기존 사업장의 카지노를 매입해 사업장을 대형화하는 편법 영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원희룡 도정도 카지노 사업장이 대형화하면 국제도박장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개정안이 도의회를 통과하면 바로 수용해야 한다. 상위법인 관광진흥법상 제주도지사의 재량행위인 점을 들어 수용을 거부하고 재의(再議)를 요구하는 등으로 충돌해선 안 된다. ‘도박의 섬’을 만들 수 있는 도지사의 재량행위는 제한해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