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바리라는 물고기를 알고 있습니까. 붉바리는 영국의 음식전문가인 프랜시스 케이스의 ‘죽기 전에 먹어야 할 세계 음식재료 1001’ 중 수산물 부문에서 언급됐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식재료이다. 중국과 홍콩에서는 행운과 건강을 가져다주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으며, 제주도에서는 임산부들이 출산 후 붉바리를 오래 끓인 탕을 먹는 습관이 있었다. 옛날부터 횟감으로 인기가 높고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었던 붉바리는 생태적으로 놀라운 점은 태어날 때는 전부 암컷이지만 성장하면서 성 전환을 하기 시작하여 수컷으로 변화하는 신기로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붉바리는 따뜻한 곳을 좋아하여 쿠로시오와 대만 난류가 지나는 우리나라와 일본 연안해역에 집중적으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제주해역에서가 가장 많이 어획되었던 제주특산 어종이였다. 어업인들의 얘기로는 1980년대를 기점으로 붉바리 자원이 급속하게 감소하면서 최근에는 거의 어획이 되지 않을 정도로 귀한 환상의 물고기로 여겨지고 있다.

　인공종자 생산기술 개발 절실

　사라져가는 자원을 되살려 보전하고 증대시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는 인공적으로 종자를 생산하고 어린 물고기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이다.

　이에 해양수산연구원은 수년전부터 붉바리 인공종자 생산기술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고 시험연구를 거듭해 온 결과, 2008년에 이어 지난해에 1만마리 정도의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하여 방류하였다.

　일본의 경우는 제주도와 해양 조건이 비슷한 큐슈지역 지자체 수산연구소를 중심으로 2006년부터 붉바리 인공종자 생산에 힘을 기울인 바, 2015년부터 십만 단위의 대량생산 체제가 확립되면서 차세대 방류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붉바리는 생태적으로 수심 50m이내의 비교적 얕은 해역 암초지역에서 멀리 이동하지 않고 체류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방류효과가 다른 어종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일본에서의 조사결과, 방류한 붉바리는 정착성이 강하고 약 3년쯤 되면 어획크기로 성장할 뿐만 아니라 방류해역에서 어획된 개체의 약 80%가 방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붉바리의 방류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어업인들의 소득과 직접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대량의 인공종자 생산기술이 확립되어 많은 양의 어린 붉바리가 제주바다로 방류돼야 하겠다.

　어업인의 협조와 정책적 지원 필요

　지난해부터 소량이지만 붉바리 방류가 제주에서 시작되면서 방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연안어선 어업인들로부터 방류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인공종자 생산기술이 확립되면서 방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붉바리 자원회복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업인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어획시기 및 크기 준수와 어획장소, 어획량 및 어획방법 등의 전반적인 조업정보를 기록하여 향후 연구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연구기관 및 행정에서는 조업정보를 바탕으로 자원관리형 어업추진 체계 구축을 통해 붉바리가 제주특산 어종으로 다시 명성을 찾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