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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허영형 기자] 5일은 민족최대 명절인 설이다. 이런저런 시름으로 골이 깊은 제주 도민들의 설 차례상 화두에 관심이 모아진다. 설 차례상은 ‘민심의 용광로’라고 한다. 그만큼 다양한 민심의 흐름이 모여 변곡점을 만든다.이번 설에는 갈등으로 점철되고 있는 ‘원희룡 도정’의 행보가 단연 첫 손에 꼽힐 것이다. 각종 현안이 해결되지 못한채 더 큰 갈등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도민사회 일각에서는 ‘되는 것은 없고 안되는 것만 있는 도정’이라고 혹평을 하기도 한다.
제2공항 갈등과 영리병원 개원 허가 문제는 설 밥상머리에 오를 가장 큰 현안이다. 생존수형인 무죄 판결을 계기로 기대감이 높아진 4.3특별법 개정과 거품이 빠지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도 주목할 이슈들이다.
제2공항은 논란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기본계획수립에 나서면서 사업 강행의지를 드러냈다.
국토부는 할 만큼 다했다고 하지만, 반대측에서는 의혹이 한 두 가지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대안지 의도적 탈락, 안개일수 오류, 오름 절취 누락 등에 해명이 석연찮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절차적 투명성으로 촛점이 모아진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 당국의 어정쩡한 입장도 눈총을 받고 있다.
공론화조사위원회의 반대 권고를 정면으로 뒤엎고 개원 허가를 내준 영리병원 갈등은 갈수록 의혹이 쌓이고 있다. 국내자본의 우회투자 의혹, 가압류 상태에서의 개설 허가 등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다보니 원 지사의 개원 허가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개원 허가 결정으로 외국자본에 대한 행정신뢰도 추락은 피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도민과의 신뢰는 저버렸다는 세간의 평가가 이번 설에도 회자될 전망이다.
지난달 생존 수형인 18명에 대한 무죄 판결로 4.3희생자에 대한 배.보상 등을 담은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에도 도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군사재판 무효화를 비롯해 4.3희생자 배보상 문제, 4.3트라우마 치유센터 설립 등 많은 과제들이 처리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문제는 낡은 이념의 잣대로 4.3을 재단하는 일부 보수 세력들의 어깃장을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전국 최고 ‘핫 플레이스’라는 명예롭지 못한 도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도민들의 민생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택가격과 땅값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조정 국면을 맞은 제주 부동산시장의 분위기를 반증했다.
미분양주택은 사상최대 기록을 매달 경신하면서 건설업계의 깊은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부동산 업계의 중론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제주 부동산 경기에 대한 우려와 긍정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도산 우려가 제기되는 영세 건설업체들에게는 힘 든 한해가 될 것이라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올해 설에는 ‘성장통’을 앓고 있는 제주사회를 효과적으로 치유하고 보듬지 못하는 도정에 대한 따끔한 질책과 걱정이 차례상에 올라 정제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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