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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제주'라는 조롱에 동의할 수 없다!
정희성  |  농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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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1  17: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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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해년 정초, 덕담의 계절이다. 화는 십리 길로 달아나고 복은 집안 가득 넘치고 형통하라고 서로 웃음꽃을 피우며 온기를 나눈다. 마침 설 명절 전날이 입춘이라 ‘건양다경 입춘대길’ 등 입춘부를 다루는 손길도 다사로웠다.

 설 명절 마을 안길을 가득 메운 외지 차량이 객지살이 하는 자녀들과 세배객들이 들어찾음을 말해주고, 와랑와랑 박장대소에 우영팟 식나무에서 기웃거리던 까치가 화들짝 놀라 날아오른다. 차례상을 물리고 설음식을 나누며 입에 올리는 화제가 모두 화기애애, 명랑한 것만은 아니다. 다들 제주 경제를 걱정하고, 2019년 들어서도 난마처럼 얽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도정 현안에 대한 근심을 숨기지 않는다.

 금세 목청이 높아지는 것은 역시 농정 분야다. 제주 1차산업의 대표주자인 감귤, 밭작물(양배추, 월동 무 등)의 널뛰기 출하가와 판로 불안정은 농가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

 제2공항을 둘러싼 정부 당국과 도정의 대응은 여전히 황소걸음이다. 특히 도민들이 공공의료체계를 허물 위험과 정책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들어 민주적 절차와 방식을 통해 줄곧 반대의사를 밝힌 영리병원(제주국제녹지병원) 문제를 공론조사도 무시하고 조건부 개원이라는 미명으로 밀어붙인 도지사의 행보는 불가사의에 가깝다.

 한마디로 작금의 제주가 안고 있는 딜레마는 ‘뻔한 제주!’라는 조롱에서 드러난다. 농업경제, 관광정책, 도정 현안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풀릴 기미와 노력은 잘 보이지 않는데, 아직 제주 사회의 현안에 비해서 거대담론으로 비치는 블록경제 특구만 붙들고 있다는 비아냥도 생겨나는 판국이다.

 관광만 얘기하면 제주관광을 조롱하면서 ‘기승전-바가지’라고도 한다. 뻔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에다 비싸기만 하니 다 동남아로 가고 일본으로 간다고 한다. 민관을 통틀어 특별한 제주관광 진흥책이 보이지 않으니 이런 ‘악플’ 앞에서도 마땅한 대거리가 쉽지 않다.

 어제 영화 ‘극한직업’ 천만 관객 대열에 나도 끼었다. 아재 개그 웃음코드가 넘쳐나 한참 웃었다. 일선 경찰의 애환과 소상공인의 울분을 대변해주는 몇몇 대사에서는 크게 공감하기도 했다. “니가 소상공인들을 잘 모르나 본데 우린 다 목숨 걸고 해!” 마약반 반장 류승룡의 대사다.

 어디 소상공인뿐이랴! 기해년 새해, 올해도 희망을 품고 제주에서 살아가는 모든 제주사람도 다 ‘목숨 걸고’ 자기 일 한다. 그러므로 제주에 대해 함부로 ‘뻔한 제주’라고 지껄이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물론 ‘뻔한 제주!’ 소리가 안 나오게, 극한직업의 마약반 형사들이 극중 클라이막스에서 각자의 필살기로 ‘용의자들’을 일망타진하듯이 각자 활약하는 분야에서 목숨 걸고 필살기를 발휘하는 것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이것만큼 기해년 황금돼지해라고 달라질 것은 없다.

 “니들이 알아? 우린 다 목숨 걸고 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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