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금주 중 제주 제2공항 관련 주민설명회를 성산읍 지역에서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시 일방적인 주민설명회로 제2공항 문제의 본질을 덮으려하고 있다. 지금은 제2공항 입지 사전 타당성 조사 과정의 의혹들을 규명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 그동안 제기된 갖가지 의혹들과 공항 입지로 부적합한 문제들을 그대로 놔둔 채 공항 건설을 강행하려 한다면 민의를 짓밟는 정부의 폭거에 다름아니다.

　개인과 집단의 폭력행위가 용납되지 않는 것 처럼 국가의 폭력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 힘으로 시민의 요구를 묵살하고 하고자 하는 일을 밀어붙이는 것은 폭력에 속한다. 제2공항 문제의 해법은 의혹들을 사실대로 규명하고 공항 입지로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면 과감히 공항 건설계획을 접는 것이다. 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과 도민행동이 요구하는 공개토론회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국토부는 공개토론회 형식보다 주민설명회를 통해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고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 계획을 설명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의혹 해소는커녕 오히려 더 큰 주민 반발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주민이 동의할 때까지 기다리고, 끝까지 동의하지 않으면 공항건설 계획을 포기하는 유럽의 주민우선의 행정 사례를 정부가 계속 모른 채 외면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민주주의는 절차를 중시한다. 무엇보다 과정이 공정해야 정당성이 확보되고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과정과 결과를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2공항 건설을 강행한다면 더 큰 주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아닌 청와대 차원의 제2공항 해법 제시가 요구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