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정의 공무원수 불리기가 우려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해마다 300~400명의 신규 공무원을 채용해온 것도 부족해 올해는 무려 669명을 더 뽑기로 했다. 물론 정년 및 명예퇴임에 따른 자연 충원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이렇다 할 요인 없이 무작정 공무원 공급을 늘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제주도 지방공무원수는 5594명이다. 정원의 10%가 넘는 공무원을 올 한해에 더 뽑겠다니 기가 막힐 일이다. 그러잖아도 제주는 공무원 공화국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러다가 공무원 낙원이 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려는 원 지사의 뜻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러나 공무원 채용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데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 공무원 채용 확대는 취업난 해결의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 처방이 아니다. 지방재정 부담은 물론 지난 4년 새 무려 250조원이나 증가해 국가부채가 눈덩이가 된 공무원 연금 부담도 더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제주도 재정자립도는 전국 중하위 수준인 34.5%에 불과하다. 공무원 대폭 증원은 지방재정에도 공무원연금 운용에도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원 도정의 공무원수 부풀리기는 이로 인해 어려움에 처할 미래를 외면한 정책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원 도정의 무책임한 공무원 증원은 제주도보다 인구가 갑절 이상 많은 강원도(154만여 명)와 충청북도(158만여 명)의 사례와 비교하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근년 강원도의 공무원수는 4900여 명, 충북은 3900여 명 밖에 안 된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원 도정의 공무원 증원정책에 제동을 걸 사람은 도민뿐이다. 도민사회가 터무니없는 공무원 증원에 반대 입장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