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최상층에 사는데 불이나면 어디로 대피해야 하나요? 최근에 경찰특공대 소방훈련시 받은 질문이다.

　계단하나만 올라 가면되는 옥상으로 대피하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1층까지 걸어서 가라고 할까, 연기가 못 들어오게 문틈을 수건으로 막고 구조될 때까지 집안에 있으라고 해야 되나···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위험한 곳에 있으면, 위험한 곳에서 빨리 벗어나라”였다. 소방청 대피요령을 보면 ‘화재가 발생하면 지상층으로 대피하고, 여의치 않으면 옥상으로 대피 한다’라고 나와있다.

　침몰하는 선박은 배가 위험한 곳이고, 화재가 난 선박은 배 안에 있는 것이 위험한지 바다가 더 위험한지 스스로 판단해서 대피해야 한다. 결국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옥상이든 집안이든 위험한 곳이니 신속하게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

　소방청 화재 대피요령에서 우선적으로 지상층(건물 밖)으로 대피하고 여의치 않은 경우 옥상으로 대피한다고 나와 있지만 옥상으로 대피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계단은 연기의 통로가 되며 연기는 옥상에서부터 차서 내려온다. 옥상 출입문의 경우 대부분 잠겨 있다. 최근 건물은 화재 시 자동으로 잠금장치가 해제되는 곳도 있지만 보통은 주변 열쇠함에서 열쇠를 찾아 잠금장치를 해제한 후에 문을 개방하고 나가야 한다. 연기가 가득차고 어두운 상황에서 열쇠를 찾아 문을 개방하는 것은 생사가 오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지상층으로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화재가 아니겠지’란 안일한 판단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방황하게 할 수 있다. 위험한 곳은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