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송당본향당에서 열린 신과세제에서 이승순 심방이 마을수호신 본향당신에게 문안을 드리며 마을 주민들의 성씨와 나이를 부르는 예명을 올리고 있다.     ▲ 17일 송당본향당에서 열린 신과세제에서 김영철 큰심방이 신을 청하는 제차인 초감제를 진행하고 있다. 신과세제는 마을 주민들이 수호신인 본향당신에게 문안을 드리고 한 해의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공동제의다.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새해를 맞아 매년 당신(堂神)에게 세배를 드리는 ‘신과세제(新過歲祭)’가 17일 오전 8시 송당본향당에서 봉행됐다.

한 해 네 번 열리는 송당마을제 당제 가운데 가장 큰 굿인 ‘신과세제’는 마을 주민들이 마을 수호신인 본향당신에게 문안을 드리고 한 해의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공동제의다.

굿 집전에 앞서 마을 주민 100여 명이 일찍이 본향당에 모여 쌀밥과 옥돔, 과일 등을 제단 위에 준비했으며 심방이 본향당신에게 마을 주민들의 성씨와 나이를 부르는 예명을 올렸다.

이어 김영철 큰심방(제주칠머리영등굿보존회 부회장)이 주관하는 당굿이 치러졌다.

70여 년에 걸쳐 신과세제를 찾은 마을 주민 김숙자씨(85)는 “일제강점기와 4·3이 일어났을 당시에는 신(神)을 모실 수 없어 마을 주민들끼리 몰래 숨어 제를 지냈다”며 “제주 당신(堂神)들의 어머니인 백조할머니가 가족들의 평안을 지켜주는 덕분에 현재도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본향당에서는 닭메밀칼국수가 제공돼 신과세제를 찾은 주민과 관람객들이 추위를 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