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임청하 기자] 신학기 개학이 2주밖에 남지 않았다.

어떤 아이에게는 새로움이 가득한 즐거운 시작일 것이며 또다른 아이에게는 변화로 인해 적응해야할 것이 많은 부담감이 느껴질 시간일 수도 있다.

겨울과 봄까지 이어진 방학동안 마냥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지냈다면 이제는 정해진 수업시간에 따라 다시 몸을 일으켜야할 때다.

이때 아이에 따라 신학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걱정이 몸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낯선 환경에 대해 적응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익숙한 이들과 떨어지며 느끼는 불안 등이 겉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신학기 증후군’이라고 한다.

#신학기 증후군이란?
‘신학기 증후군’이라는 말은 2003년 국립국어원에 신조어로 등록되면서 당시 아이들의 신학기에 대한 부담이 얼마나 큰 지 느끼게 해줬던 단어다. 신학기 증후군은 새로운 학기가 시작됐을 때 아이들이 등교를 거부하는 증상을 포함해 몸과 마음이 긴장돼 겪는 스트레스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적 및 심리적 증상을 의미한다.

신학기 증후군의 원인으로는 학교에서 겪는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 반이 바뀌면서 새롭게 친한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해야 한다는 불안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많이 나타나는 신학기 증후군
실제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경우 신학기 증후군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등교를 원하지 않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제주시 내 A초등학교 2학년 담임을 맡았던 강 모 교사(31)는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학부모로부터 아이가 도통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반항을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강 교사가 가정방문을 하고 아이를 설득하며 이야기한 결과 신학기 증후군이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등교를 거부했던 아이는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내성적인 성격이였다. 점심시간에도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떨며 식사를 하기보다는 조용히 밥을 먹으며 하교시간이 되면 쏜살같이 달려가던 아이였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보통 모둠활동으로 친구들과 어울려야 하는 시간이 많은데다 이 시간에 지켜야 할 규칙 등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혹시 우리 아이도 신학기 증후군?
사실 신학기 증후군은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신학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에 적응해야하며 어려워진 수업에도 따라가야 하는 등 모든 게 새롭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들이 신학기 증후군과 비슷한 행동들을 보일 수 있다. 다음의 사항을 체크해보고 아이가 신학기 증후군인지 아닌지 자가진단해보자.

① 말수가 줄어들고 야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② 학교에 가기 싫다고 여러 번 말한다
③ 뚜렷한 이유없이 짜증을 내고 화를 많이 낸다
④ 숙면을 취하지 못해 낮 동안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어한다
⑤ 평소 먹던 식사의 양에 차이가 있다 (많이 먹거나 적게 먹는다)
⑥ 쉽게 지치다고 하거나 피곤하다고 호소한다
⑦ 활동 의욕이 떨어지는 모습(멍하니 있을 때 등)이 자주 보인다

이중 세 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신학기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신학기 증후군, 미리 예방하려면?

① 아이의 말에 세심히 귀기울여야
부모가 보통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아이로부터 들으면 가볍게 꾀병이라고 생각하고 웃어넘기기 일쑤다. 그래서 혼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신학기 증후군은 아이가 학교생활을 하며 느끼는 스트레스, 나아가 정신질환이기 때문에 아이를 무조건 몰아세우면 곤란하다. 아이와 차근차근 대화를 시도하며 왜 학교에 가기 싫은지, 학교에서 어떤 점이 불편한지, 힘든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 등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아이가 걱정되는 마음에 무작정 야단치는 것보다 아이의 상황을 이해해주고 격려하다보면 아이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② 남은 기간 신체활동 리듬을 서서히 바꿔야
신학기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에도 충분한 적응기간을 주면 도움이 된다. 아이가 학교에 가기 전 방학동안 나른해진 몸을 학교 일과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가벼운 운동을 미리 해주는 것도 좋다. 동네를 산책하거나 공원을 다녀오는 등 몸을 천천히 움직여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③ 취침 시간 미리 일정하게 정해놔야
방학동안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저녁에 늦게 자는 하루를 보낸 아이들이 대다수다. 신학기에 대한 부담은 어떻게 보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데서 비롯될 때가 적지 않다. 학교 일과에 맞춰 미리 취침시간을 바꿔 놓자.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은 기초 체력을 쌓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기초 체력이 튼튼히 받쳐주면 스트레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