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성보 작.

▲ 양능용 작.

[제주신문=임청하 기자] 70여 년간 아픔을 간직해 온 이들이 한 폭의 그림으로 ‘그때’의 기억을 풀어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과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상임공동대표 강정효)는 4·3생존희생자 그림기록전 ‘어쩌면 잊혀졌을 풍경’을 제주4·3평화기념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4월 14일까지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추모 및 문화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 데에 이어 올해도 제주4·3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인 동시에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의 주관으로 진행한 생존희생자 그림채록 사업의 결과로 열린다.

전시에서는 생존희생자인 강순덕, 강종화, 고영순, 김기윤, 김영자, 김행양, 박춘실, 부순여, 송갑수, 안흥조, 양능용, 양성보, 양창옥, 오인권, 오태순, 윤옥화, 장영윤, 홍기성 등 18명의 기억을 기반으로 원화 그림, 자화상, 인터뷰 영상, 아카이브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에 앞서 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고경화, 고혁진, 김영화, 박소연, 박진희, 신현아, 오현림, 양동규, 홍보람 등 9명의 그림채록 작가들이 참여했다.

강순덕 생존희생자는 “지금이라도 멀쩡한 손과 다리로 살아갈 수 있다면 여한이 없고 수년이 지난 지금도 8살 때 얘기를 하면 눈물이 나온다”며 “이제는 집에서 그림 그릴 때가 제일 좋다”라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주로 어르신들이 제주4·3 때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직접 그린 그림들로 구성됐으며 관람객들이 이제껏 알지 못했던 제주4·3의 이야기를 더 깊이 알 수 있게끔 마련됐다.

양조훈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제주4·3 71주년을 맞이해 생존희생자들이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