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제주에서 100년 전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을 기억하는 횃불이 켜진다.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는 오는 3월1일부터 4월11일까지 42일 동안 전국 22개 지역에서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를 실시한다.

이번 릴레이에는 지난 1월15일부터 2월10일까지 국민 주자 공모를 통해 선발된 독립유공자 후손, 국가유공자, 지방보훈관서 추천자 등 총 2019명이 참여한다.

보훈처에 따르면 릴레이는 3월1일 서울에서 시작하며 제주는 3월21일 실시된다.

제주지역 릴레이는 횃불을 봉송하는 국민 주자 1명과 함께 달리는 주자 99명 등 총 100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릴레이 코스는 조천 연북정에서 시작해 조천 비석거리를 거쳐 항일기념관에서 마무리된다. 조천 연북정과 항일기념관에서는 국민 주자의 횃불 봉송 행사도 이뤄진다.

릴레이 마지막 코스인 항일기념관은 1919년 3월21일 북제주군 조천읍 조천리 동북쪽 큰길가에 있는 속칭 ‘미밋동산’에서 3·1 운동에 참가했다가 귀향한 김장환 등 14명이 전개한 조천만세운동 성역화 사업으로 건립됐다. 1997년에 개관한 항일기념관은 제주도의 3대 항일운동이라고 회자되는 1918년 법정사 항일투쟁, 1919년 조천 만세운동, 1932년 제주해녀항일투쟁 등을 비롯해 일제에 항거했던 제주민의 역사를 충실하게 모아 놓아 의의가 있다.

한편 이번 국민 주자로 다양한 사연을 가진 국민들이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 주자로 선정된 국가유공자인 백종열(68)씨는 파킨스병을 앓고 있다. 백 씨는 “일상 생활 중 걸음을 걷는 데는 큰 무리가 없지만, 언제까지 건강하게 잘 걸을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신청했다”고 밝혔다.

여성 주자로 선정된 특수학교 교사 장혜진(30)씨는 “우리 사회의 통합교육을 위해 일반학교에서 장애유형·장애정도에 따라 차별 받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뜻을 전하기 위해 신청했다”고 밝혔다.

보훈처 관계자는 “국민주자 온라인 공모는 신청동기의 적극성과 연관성, 참신성 등과 희망지역을 고려해 선발됐다”며 “지방보훈관서 추천자는 독립유공자 후손을 포함해 해당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