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전 11시 40분 제주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은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 제2공항 입장문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해 "참담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서희 기자

[제주신문=이서희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일 오전 11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입장문에 대해 제2공항 반대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지난해 12월19일부터 도청 앞 인도에서 74일째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은 원 지사가 입장문 발표를 마친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참담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천막촌 사람들은 “도민을 대변해야할 도지사가 국토부의 대변인인양 담화문을 발표했다”며 “도민들은 이미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춰 과거의 여론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현재 제주의 민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제2공항이 확정된 것처럼 떠드는 것은 도민여론 호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제2공항 추진은 전문가그룹의 심층적인 분석과 연구를 바탕으로 수립된 계획이라는 원 지사의 입장에 대해서 “제주도가 밝힌 국토부의 수요예측은 지금까지 적중된 적이 없고 국토부가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수요예측 등 여러 계획들은 엉터리”라며 “도의회에서 결의안을 발의한 상황에서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도민 여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로 절차적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12개 노동·농민단체와 진보정당으로 구성된 제주민중연대는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제2공항은 도민의 뜻과 다르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환경훼손과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균형발전을 고려한 최적 대안이 제2공항 추진이었다는 원 지사의 입장문에 대해 민중연대는 “원 지사는 담화를 통해 제2공항이 객관적으로 추진되는 것처럼 포장했지만 제주도를 개발 광풍으로 몰아갈 개발 계획을 이야기 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

민중연대는 “도의회에서 추진 중인 토론회나 기본계획 수립 중단 촉구 결의안 채택도 무시했다”며 “이제는 모든 공론은 필요 없다는 식으로 오만과 독선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대에 함께한 단체는 개발 광풍으로 제주를 파괴할 제주2공항을 분명히 반대한다”며 “앞으로 더 강력한 투쟁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