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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문=허영형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2공항 건설을 정부의 계획대로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반대측의 농성이 계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제주도의회까지 나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원 지사가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어서 또 다른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다는 지적이다.
원 지사는 20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을 담은 담화문을 발표하고 “제주공항은 이미 2015년, 연간 수용능력인 2589만명을 초과했다”며 “매년 2900만명 이상의 이용객이 드나드는 만성포화 상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2공항은 제주의 수용능력을 넘는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며 “청정자연과 함께 안전과 편의, 쾌적함을 추구하는 것이 제2공항 추진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 추진은 전문가그룹의 심층적인 분석과 연구를 바탕으로 수립된 계획”이라며 “현재 기본계획 단계에 와 있는 제2공항은 그 동안 사업타당성 조사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쳤다. 입지선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의견을 존중해 국책사업 사상 유례없는 재조사까지 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원 지사가 국토부의 ‘제2공항 추진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는 사전타당성용역 재조사 결과를 인정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원 지사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정부의 일방통행식 추진이 이뤄지지 않도록 도지사가 무한 책임의 자세로 정부와 적극 교섭에 나서겠다”며 “다양한 소통채널을 통해 제주도민의 의견과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제2공항 입지 선정의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혹이 도민사회 안팎에서 증폭되는 시점에서 원 지사가 국토부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집권 여당인 민주당 제주출신 국회의원과 도의원들까지도 ‘속도조절’을 통한 갈등 조절을 주문하는 상황에서 원 지사의 이날 발표는 도민사회의 목소리와도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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