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가 제주도교육청의 업무보고를 거부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 22일 예정됐던 제주시교육지원청과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의 업무보고도 보이콧했다. 지난해 도교육청의 조직개편 조례안 개정시 부대조건으로 협의한 학교 보건·사서교사 각 20명 배치, 학교 공무원 20명 추가, 기숙사 학교 사감 인력 추가 배치, 교육지원청 영양사 파견 등 합의한 사항을 도교육청이 지키지 못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일종의 보복조치인 셈이다.

　물론 부대조건을 이행할 수 없다는 교육청의 태도는 지적받아 마땅하다. 당초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약속의 일방적 파기는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확실치는 않지만 약속 불이행은 예산 확보난이 원인일 것이다. 아무리 공무원 정원 증원과 교육청 행정기구 확대가 시급하다고 해도 지킬 수 없는 부대조건에 합의한 것은 고의든 아니든 교육위를 속인 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교육행정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교육위의 행태 역시 눈 뜨고 볼 수 없는 꼴불견이다. 오히려 도교육청의 부당한 행위를 추궁하기 위해서라도 일정대로 업무보고를 받는 게 순리다. 도의회 교육위는 사설기구가 아니다. 제주교육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전국 유일의 기구다. 혹시 교육위를 도교육청의 상전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잖아도 교원 출신 등으로 피선거권이 제한된 데다 무투표 당선(지난해 5개 선거구 중 4곳)이 늘면서 교육의원 무용론이 일고 있다.

　교육위는 이럴때일 수록 더 자중해야 한다. 당장 교육청 업무보고를 진행해 교육현안을 논의하면서 부대조건을 이행하지 않은데 대한 책임을 묻고 대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