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는 한정된 소중한 자원이다. 농지 면적이 줄어들면 식량 공급원이 축소되고 자연환경도 영향을 받는다. 제주의 농지 면적이 각종 관광개발과 주거단지 조성 등으로 인해 점점 잠식되고 있다. 제주경제의 양대 축인 1차산업과 관광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요인이어서 걱정된다.

　2016년 이후 3년 동안 마라도 면적의 약 100배인 3304㏊의 농지가 사라졌다. 지난해에도 도내 경지 면적은 5만9321㏊(통계청 조사)로 전년에 비해 2.9%나 감소했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13년 6만2856㏊에 비하면 무려 3535㏊나 격감했다. 귀농·귀촌 등 삶의 터전을 제주로 옮겨온 이주민 증가 등으로 인한 농지의 택지 조성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관광시설 목적 등의 농지 전용은 농업경제 및 환경적 측면에서 손실이 막대하다. 더욱이 요즘은 농지에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발전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적 이득보다 관광적·환경적 측면에서는 결코 이득일 수 없다.

　농지법(제4조)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필요한 규제와 조정을 통해 농지를 보전하고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농지법의 취지에 맞게 무분별한 농지 잠식 허용 행위를 중단하고 보전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더 이상 농지에 관광객 이용시설은 물론 마구잡이식 태양광 발전 시설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탄소없는 섬’보다 더 절실한 게 수려한 환경 보전이다. 지금처럼 무차별적인 농지 전용 행위가 계속되는 한 청정제주는 지켜내기 어려울 것이다. 원희룡 도정은 농지보전을 제주의 환경보전 차원으로 무겁게 접근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