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어제 본청 및 산하 공무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제주 제2공항 바로 알기’ 교육을 실시했다. 도민사회와 정치권이 제2공항 입지 선정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돌출행위여서 더 큰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오히려 국토교통부와 원희룡 도정의 일방적인 제2공항 강행 추진으로 야기된 심각한 갈등 국면에 기름을 부은 꼴이 돼버렸다.

　그러잖아도 원 지사는 지난 20일 “제2공항 추진은 도민의 숙원이자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필수 사업입니다”는 자의적인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해 논란을 빚었다. 많은 도민은 연이어 국토부 대변인을 자처하는 듯한 원 지사의 비이성적인 행위에 크게 실망했다. 도민 공론조사 결과를 무시한 영리병원 개원 허가에 이은 두 번째 돌출행위다. 도대체 도민을 위한 도지사인지, 자신의 소신을 더 중시하는 도지사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도지사는 도민사회의 갈등을 해소하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제2공항 추진 과정의 수많은 의혹부터 규명하는 일이 시급한 처지에서 공무원들을 제2공항 여론몰이로 내세우려하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원 도정은 공무원 대상의 제2공항 필요성 교육에 그치지 않고 읍·면·동을 찾아가 주민들에게도 관련 당위성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제2공항을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 간 갈등을 조장하겠다는 말 밖에 안 된다.

　원 도정은 도민사회를 더 깊은 갈등의 수렁으로 빠지게 할 제2공항 여론몰이 공무원 및 주민 교육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민의 도지사이기를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제주도 공무원들도 도민의 공복(公僕)이지 원 지사의 심부름꾼이 아니다. 도지사의 부당한 지시에는 단호히 거부하는 용기를 지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