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경제주체들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예사롭지 않다.

　특정 분야를 가릴 것 없이 사실상 전 산업에 걸쳐 부진과 침체의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엊그제 도내 각 부문 관계자들과 가진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나온 목소리들은 제주경제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1차산업을 비롯해 건설업, 관광업, 부동산업 등 주력 분야의 현실 진단이 암울하다는 데 있다.

　여기에 해당 산업이 직면한 위기에는 각 주체들의 책임도 만만치 않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감귤 만감류의 경우 가격 하락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보니 생산농가들이 설 대목을 노려 성급하게 저급품을 출하, 초기 가격 형성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할 말이 없는 대목이다.

　건설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택 공급이 과잉이라는 시장의 경고등이 켜진 게 한참인데, 여전히 연립과 다세대 등 도시형 생활주택 신축은 한창이다. 한 쪽에선 미분양이라고 아우성이지만, 다른 쪽에선 그래도 짓는다고 나선다. 마치 달리는 자전거에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것처럼 질주하는 형국이다. 연관 산업이 동반부실로 침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멈추질 않는다.

　지자체 등 당국의 정책적 지원과 대책에 기댈 수 밖에 없는 단계에 임박했다. 미분양주택 해소를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지만 경제 곳곳에 ‘뇌관’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불안요인들은 각 주체들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그러다가 상황이 심각해지면 당국에 기대는 나쁜 관행이 여전해서다.

　이제는 우리 경제주체들도 스스로 자생력을 가질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