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문
오피니언의정칼럼
민주주의와 학생인권을 이야기하자
고은실  |  제주도의회 의원 / 교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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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8  18: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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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치도가 설치되어 교육자치의 선도모델이 된 지 어언 13년 째 되고 있지만, 교육자치의 완성 모델에 분명히 ‘학교자치’의 모형이 마련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자치에 대한 논의조차도 시작되지 못하고 있다.

즉, 교육의 3주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교육의 주체로서 학생의 활동을 보장하는 제도는 매우 미진하다. 의무는 있고 권리가 없는 학생회로서는 언감생심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배우는 실천 도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학교의 의사협의체인 학교운영위원회는 규정상 학생들도 학교 운영의 주체로 참여하고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상은 거의 ‘어른들의 전유물’로 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 어른들이 나서서 ‘민주주의와 학생인권’을 이야기할 시점에 왔다.

학생들을 학교의 주인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훈련의 장이 아닌 통제하고 단속하고 길들이는 교육으로는 민주시민을 길러낼 수 없다. 인권을 존중받지 못하는 인간이 남의 인권을 존중하지 못하는 법이다.

스쿨미투라는 단어가 생긴 지 1년이 되고 있고, 학내 성폭력이 권력형 성폭력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차 피해에 노출되고 가해자는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있을 뿐, 학생 인권보호 대책 하나 제대로 나오고 있지 않다.

최근 10명 중 3명의 학생이 학교에서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가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국내 이주아동은 불안정한 체류 자격 등으로 보호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고, 특수교육기관의 부족으로 장애학생들은 장거리 통학과 과밀학급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이다.

심지어 여학생이 바지교복을 입으려면 바지를 입지 않으면 안 되는 사유를 명시하고 허락을 받아야 할 정도로 학교의 규율과 규칙이 촘촘히 규정되어 있다.

사람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인 인권은 학생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건 결코 없고 예외가 있어서도 안 되는 보편타당한 권리이다. 그런데 학생인권을 얘기하면 교권을 추락시킨다는 주장은 3,40년 전의 인식으로부터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이 급속도로 변하는데 학교 현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급변하는 학습환경에 맞게 부단한 자기 계발을 통해 교육환경을 개선시키고 성장을 도모하면서 스스로 높여 나가는 것이 교권이다. 즉, 학생인권과 교권은 분리되어 이해되어야 하며, 어느 한 쪽의 권리 보장으로 다른 한 쪽의 피해를 입게 되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 기본권인 학생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일하는 교사의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주어지는 권한이 교권이며, 학생이 배울 권리를 인정하기 위해 부여되는 수업권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학생 활동을 소개한다.

도내 고교생들로 구성된 제주 학생인권조례TF에서는 학교 내 인권침해 사례를 알리고 학생인권에 관한 논의를 끌어내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인권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는 것, 그 자체가 의미있는 발걸음의 시작이라고 본다.

치마입은 여학생을 위해 책상 앞가리개를 설치하는 것, 입과 손이 작은 병설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생에게 적정 크기의 수저를 제공해 주는 것, 이런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여 교육 주체로서의 ‘학생’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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