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제주 전역이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이대로 가면 멀지 않은 시기에 제주의 상징인 ‘청정제주’라는 말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번 처음 발령된 도 전역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는 그동안 미세먼지에 안이하게 대응해온 제주도 등 관계기관에 큰 경종이 됐을 것이다.

　제주도는 이미 고농도 미세먼지 대상 지역에서 예외가 아님이 입증되고 있는 데도 여태껏 이렇다할 저감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달 시행된 미세먼지특별법에 의한 공무원 등 공공기관 임직원 차량 2부제 의무 준수와 관공서 입구에 차량 2부제 안내판을 세워 놓는 정도다. 도로에 물을 뿌려 미세먼지 줄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살수차 2대로 그것도 도심지 도로에서만 살포작업이 이뤄졌다.

　제주도는 청정 제주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획기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중국발 또는 다른 지방발 미세먼지라고 외부 요인 탓만 하고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미세먼지는 중국발 50%, 국내 요인 50%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요인은 석탄화력 발전과 경유차 등 차량 배출가스 및 각종 공사장의 먼지, 석유난방 연료 사용 등에 의한 것들이다. 가령 중국과 다른 지방에서 미세먼지가 날아오더라도 평소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예방조치를 충실히 펴 나간다면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다.

　제주도는 노후 경유차의 신속한 감축과 신규 경유차 보급을 제한하고, 각종 건설현장 등의 분진 및 모래날림 현상 등을 철저히 단속하고 괸리해야 한다. 아울러 도민들도 정부와 지자체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 도민 모두 미세먼지 피해자인 만큼 ‘관과 민’이 힘을 결집한다면 미세먼지 공포로부터의 해방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