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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주도청 정문 앞은 텐트촌이 형성되어 그 추위에, 그 비바람에, 그 미세먼지에 길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본다. 왤까? 영리병원 등에 대한 말을 듣고 싶어 란다. 누구에게? 누군지를 아는 건 독자 몫이다. 필자는 지식의 한계 때문에 잘 모르지만 허준에 대한 책을 쓰고 있어서 환자와 처방에 대한 약간의 밑바탕 자료가 있어 영리병원과 허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영리병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병원으로 투자자가 병원을 운영하고 발생한 수익을 얻는 주식회사 형태의 병원을 일컫는다. 정부는 2012년 외국인 투자비율이 출자총액의 50% 이상의 자본금을 가진 의료기관을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한해 허용한 바 있다. 이런 기준으로 녹지국제병원이 제출한 사업계획을 제주도가 조건부 허가를 했다. 그러나 의료 관련 시민단체 등은 녹지국제병원 설립이 영리병원 도입 신호탄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의료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건강보험체계가 무너지고, 의료비가 폭등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반면 환자를 유치하려 노력하거나 병원을 고급화하면서 의료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에서 여론의 향방을 이제야 파악한 도정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취소 과정에 들어 갔다하니 그동안 날린 행정력, 비용, 갈등은 어떻게 누가 보상할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동의보감, 1610년(광해군 2)에 완성하여 1613년 목활자로 첫 간행된 조선 최고의 의학 서적이다. 이 책은 원래 1596년(선조 29)에 허준이 왕명을 받아 몇 학자들과 집필하다 정유재란으로 일시 중단되었다가 그 뒤 선조가 허준에게 다시 명하여 계속 편집하도록 하여 완성하게 된 서적이다. 책 제목에서 ‘동의(東醫)’란 조선의 의학 전통을 뜻한다. ‘보감(寶鑑)’이란 보배스러운 거울이란 뜻이다. 즉 조선의 의학 전통을 계승하여 중국과 조선 의학의 표준을 세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의보감’은 병을 예방하거나 건강을 추구하는 양생의 정신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체계적으로 잘 정리하여 의학 백과사전이란 평을 듣고 있다.
위 두 가지를 들여다보며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지도자가 어떤 마인드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무고한 백성들의 생활상이 달라지고 여론이 흐름이 바뀌고 조정과 통합의 모습을 달리하게 됨을 눈치 챘음이다. 이제 남은 과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는 지도자의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라 생각한다.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취소의 표면적 이유는 그냥 조건을 지키지 않아서라 하지만 늦게나마 철들어 가는 뒷모습이 씁쓸함으로 다가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건 무슨 연유일까?
“정책을 설정 할 때 좀 더 촘촘하게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겠다.”는 말이 허망된 메아리가 아니길 바라지만…. 개코에 나오는 대사 “잘 될 턱이 있나?”
정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필자의 좁은 소견에도 영리병원과 동의보감의 차이점을 인지하고 있는 건 동의보감의 사적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허준박물관 동네에 많은 시간을 보낸 효과이다. ‘강서구 역사설화문화 길’이란 책을 만들며 허준 길을 여러 번 걸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 따라 민간인 출입 금지구역인 민통선 지역을 지나다가 눈에 들어 온 ‘허준묘’라는 안내판이 필자의 머리카락을 쭈빗 올렸던 기억을 돌이켜 본다. 얼마나 허준묘를 찾아 헤메었던고? 세상에! 내비게이션에도 안 나타나는 허준묘, 길 따라 가 본 허준묘에 대한 상상력 이상의 느낌은 영리병원이란 말과 대비되어 오래 기억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제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