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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제주4·3특별법’(제주4·3사건진상규명과 희생자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조속하게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그제 제주에서 예산정책 논의를 겸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입장을 공식적으로 피력했다.

이 대표는 “제주도는 해방 후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분이, 가장 참혹하게 희생된 곳”이라며 “4·3희생자 추념일에 앞서 4·3의 완전한 해결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얘기대로라면 4·3특별법 개정안을 어제 개회한 임시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법은 2017년 12월 민주당 오영훈 의원 등 60여 명이 공동발의해 국회에 제출됐다. 작년 3월 국회 소관상임위인 행정안전위의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으나 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까지 계류된 상태로 시간만 흐르고 있다.

4·3특별법 개정안이 반드시, 조속하게 처리돼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국가가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 및 보상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여기에 4·3의 성격도 새롭게 규정했고, ‘군사재판의 무효’ 조항도 신설했다.

지금까지 4·3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은 정부?여당의 입장이 애매했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을 수 밖에 없다.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경우 비용이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로서는 적잖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서는 배상과 보상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그런 분명한 의지만 있다면 재원 조달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번에 제주를 찾은 민주당 지도부는 송승문 4·3유족회장의 피어린 절규를 가볍게 들어서는 안된다. 송 회장은 “올해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내년 제72주년 4·3위령제 때 여야 국회의원의 입장을 거부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약속이 이번에도 ‘립 서비스’로 끝난다면 내년 4·3위령제가 끝난 후 치러지는 4·15총선에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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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들은 문재인 정부는 다를 것이라고 믿었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2017년 제주를 찾아 많은 것들을 약속했지만, 그 중에서도 제주농산물의 해상운송비를 지원하겠다는 공약은 철석같이 지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문 대통령은 그해 4월 18일 제주도의회에서 ‘제주비전’이라는 이름으로 공약을 내놓으면서 여러 가지 굵직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해 주겠다고 말했다.

그 중의 하나가 농산물의 해상운송 물류비 지원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달라진 게 없다. 매년 제주도와 도의회, 생산자단체 등이 해상물류비를 국비로 지원해 달라고 읍소해도 끄떡없다.

예산편성권을 가진 기획재정부의 ‘지역형평성’을 내세운 높은 벽에 번번이 막힌다.

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을 정부 부처가 가로막는 셈이다. 결국 의지의 문제다. 정부와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제주에 한해 농산물 해상물류비 지원을 못해 줄 리 없다. 그걸 모르고 공약을 했다면, 도민을 우롱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제주농민들의 외침은 문 대통령과 정부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표가 아쉬울 때는 ‘제주비전’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포장했다가, 당선되고 나선 ‘전국 1%의 하소연’쯤으로 치부하면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