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영리병원인 제주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공개했지만 정작 주요 자료는 내놓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내국인의 영리병원 우회투자 계획 여부는 사업계획서 내 별첨자료를 확인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쏙 빼고 일반적인 부분만 공개한 것이다. 도는 사업자의 영업기밀이어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그 범위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사업장에 해당한다. 녹지국제병원처럼 문제가 된 사업자의 사업계획서는 전부 공개해야 마땅하다.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 전면 공개는 꾸준히 제기돼 온 국내자본의 우회투자 의혹과 원희룡 지사가 도민공론조사를 무시하고 개원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절대 필요하다. 그동안 제주도와 녹지그룹,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보건복지부 사이에 오고 간 공문서 등을 모두 공개하면 제기된 의혹의 실체는 어느 정도 풀릴 것이다. 만약 국내자본이 비밀리에 녹지국제병원 개설에 투자됐거나 투자하기로 했다면 처음부터 외국인만 투자할 수 있다는 영리병원 개설 조건을 위반한 것이다.

　원 도정은 도민들이 느끼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 이미 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하기로 한 이상 모든 관련 사안도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한다. 사업자의 영업비밀도 보호돼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더 이상 영업비밀을 이유로 문제가 된 사업자의 입장에 서서는 안 된다. 끝까지 알맹이가 빠진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정보 공개는 원 지사에게 족쇄가 될 수도 있다. 그나마 영리병원 문제 등으로 위축된 운신의 폭을 넓히려면 당당하게 녹지병원 사업계획서 전부를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