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노조가 뒤늦게나마 파업 예고를 철회해 다행이다. 제주도와 제주버스노조는 그제 밤 노정협상을 통해 총액 임금 2.77% 인상 등에 합의했다. 당초 버스노조가 10.9% 인상을 요구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후퇴한 인상 타결이다. 무리한 인상 요구로 도민들의 비난이 컸던 데다, 제주도가 불법파업으로 고발 조치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히면서 물러선 결과다.

　사실 처음부터 버스 운행 전면 중단 예고는 도민 공감을 얻기에 불충분했다. 2017년 8월 대중교통체제 개편으로 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되면서 버스기사의 연봉이 4300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준공영제 시행 이전 시내버스 기사 연봉 3044만원과 시외버스 기사 3782만원보다 무려 1200여 만원, 500여 만원이 인상된 연봉이다.

　제주도가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공영버스 종사자들에게 임금을 대폭 인상한 것부터 특혜였다. 대부분 이 수준 아래 박봉에 시달리는 도민들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임금이다. 이것도 모자라 더 많이 올려달라니 동조할 도민이 얼마나 있겠는가. 만약 제주도가 노조의 요구에 굴복해 임금을 인상했다면 버스기사의 연봉은 5000만원에 육박했을 것이다.

　이번 버스노조 파업은 철회됐지만 앞으로도 유사한 요구는 잇따를 것이다. 만약 더 이상의 임금을 요구하고 제주도가 이를 수용하면 귀족노조가 된다. 도민은 버스노조가 귀족노조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제주도는 이번 기회에 전국 최고 수준의 제주 버스기사 임금체계 등 버스 준공영 체제를 개선해 현행 1000억원보다 더 많은 도민 혈세가 지원되지 않도록 제도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