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투입되는 예산은 연간 약 1000억원으로 제주도 전체 예산 5조원대의 약 50분의 1에 해당한다. 공무원 인건비 약 6500억원 등 경상경비를 제외한 전체 사업 투자비가 약 4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 비중이 얼마나 큰 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로 인한 도민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해법은 막무가내식 예산 지원을 과감히 개선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를 위해선 첫째, 운행 중인 버스(761대)를 감축하고 둘째, 버스업체 종사자의 임금체계를 개선하며, 셋째 버스회사들 스스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누구나 목격하는 일이지만 대부분의 버스가 텅텅 빈채로 운행되고 있다. 아침·저녁 시간대를 제외하면 버스 이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버스가 줄을 이뤄 운행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버스 준공영제 시행 이후 이용자가 늘었다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전보다 이용객이 20~30% 증가해야 성공적일텐데 그렇지가 않다. 더구나 환승객을 빼면 실제 이용자 증가율은 미미하다. 버스 감축 운행을 적극 검토해야 할 이유다.

　뿐만 아니라 버스운전 기사의 연봉도 4300만원으로 고액이다. 버스노조의 파업 예고는 철회됐지만 또다시 임금 인상을 요구한 파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도단위 지역 9곳 중 최고 수준의 임금을 책정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 물론 운전기사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취지였겠으나 다른 업종 근로자의 임금체계도 고려했어야 했다.

　더욱이 무작정 버스회사의 적자 보전으로 사업자의 도덕성이 해이될 우려도 크다. 업체 스스로 수익을 내는 구조로 운영체제를 보완해야 한다. 버스 노선 조정권을 제주도가 갖는 것만으로 적자를 모두 보전해 주는 것은 세금의 주인인 도민이 용납하지 않는다. 아무리 준공영제 취지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계속 ‘돈 먹는 하마’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