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경제가 전국 최고 수준의 가계빚 때문에 위험수위에 직면했다.지난해 도내 가구당 평균 가계대출이 6300만원으로 서울 등 수도권 6255만원보다 많고, 전국 평균 5100만원을 훨씬 웃돈다는 그제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여·수신 특징 발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가계대출은 무려 15조4000억원으로 전년말보다 1조7000억원(12.3%)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이 규제되고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가계대출이 한풀 겪였으나 경기침체가 지속돼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주택 매입 등 목적의 가계대출은 다시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 신용사회에서 빚 없이 살 수는 없는 일이지만 경제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빚을 지는 것은 가계와 지역경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2010년 2300만원에 불과했던 도내 가구당 대출액이 8년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점, 제주지역 경제규모(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무려 85.7%로 전국 평균 59.7% 및 수도권 70.6%보다 월등하게 높다는 점만으로도 위기로 치닫는 제주경제의 실상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가계빚은 주택 매입, 자녀 교육비, 결혼비용, 생활비 마련을 위한 대출이 주요 원인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부채를 줄여나가는 게 원칙이다. 지출을 최소화하고 더 이상 빚을 안 지면서 조금씩 필요한 목돈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더욱이 악성부채는 더 나은 조건의 대출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도 힘들면 신용회복위원회에 구제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재테크만이 아니라 빚을 줄일 수 있는 빚테크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