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지역 혼인율이 관련 통계 작성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어 취업난에 내몰린 청년들이 내집 마련에 대한 부담까지 크게 느끼면서 결혼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도내 평균 초혼연령을 보면 남자가 33.7세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10년새 5세 가량 늦어진 셈이다.

　여자도 사정은 비슷한다. 30세를 넘어 30.8세로 전국에서 세 번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들의 경우 여전히 가정경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결혼을 늦추는 요인이라면, 여자는 결혼 후 직면하는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약해지는 것도 혼인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이런 청년층의 혼인관(婚姻觀)에 저출산 현상까지 겹치면서 우리사회는 ‘인구절벽’을 예상보다 훨씬 일찍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결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육아 걱정을 덜어 주는 사회 구조를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예전에 내놨던 책상머리 공론으로는 안된다. 청년층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인구절벽’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