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제주공항 확충 방안을 연구한 파리공항공단엔지리어링(ADPi)의 용역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제2공항 건설을 합리화하기 위해 은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국토부 측은 “(용역보고서가) 하도급 자료여서 보관할 근거가 없다”며 “자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ADPi의 제주공항 용역 결과는 국토부와 제주도가 강행하려는 제2공항의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반대로 제주공항의 확장만으로도 공항 인프라 확충이 가능하다는 일각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제주공항 확충 방안 용역 결과는 사실 그대로 공개돼야 한다.

　실제로 제주공항 활주로를 보완 확장하면 늘어날 항공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존재한다. ADPi 역시 여러가지 방안 중 이런 유형의 제주공항 확충 방안을 제시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제2공항을 반대하며 농성 중인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은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국토부가 (도급업체에) 적극적으로 용역 자료를 요청하지 않는 상황은 용역 자료에 숨겨야만 하는 내용이 들어있거나 실제로 용역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며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만약 용역 결과를 은폐하고 있는 것이라면 제2공항 건설은 명분이 없고, 더 큰 반대에 직면할 것이다.

　국토부는 무엇이 두려워 제주공항 용역 결과를 숨기면서 제2공항을 밀어붙이려는가. 말 못할 배후 세력이 있다면 정의의 편에 서서 당당히 실체를 공개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번 장관 교체를 계기로 반드시 제주공항 확충 방안 용역 결과를 사실 그대로 밝히고 원점에서 제주공항 확장과 제2공항 건설 문제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