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제주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개설 허가 취소 여부를 결정할 청문은 예상대로 공방이 치열했다. 청문의 쟁점은 허가 취소의 당위성과 부당성에 모아졌다. 녹지병원이 의료법이 정한 3개월 내 병원 개원을 하지 않아 취소 처분은 당연하다는 제주도 측 변호사의 주장과 진료를 시작하지 못한 귀책사유는 제주도에 있기 때문에 허가 취소는 부당하다는 녹지 측 변호사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허가 취소에 따른 청문 절차는 청문 당사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더구나 이번 청문은 국내 공공의료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려 국민적 관심이 더 높았다. 특히 도민과 국민은 청문현장의 모습을 생생히 지켜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실무지침상 청문회는 비공개가 원칙이고, 당사자들도 공개 요청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발언까지만 공개했다. 국민의 알권리 충족은 물론 의료 공공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청문 공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행정절차법은 청문의 공개(제30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물론 당사자들의 요청을 전제로 하고 있긴 하나 제주도와 청문주재자의 의지에 따라 공개는 가능하다. 행안부의 실무지침을 적용해 비공개를 한 것은 국민정서에 반(反)한다. 제주도는 이제라도 청문 결과를 상세히 공개하고 도민들의 알권리에 부응해야 한다.

　모든 행정처리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 영리병원 허가 취소 청문도 무원칙 행정의 결과물이다. 원희룡 도정이 원칙대로 영리병원 허가를 반대한 도민공론조사 결과를 당초 약속대로 수용했다면 행정력과 비용 낭비는 물론 전국 의료계와 국민의 저항을 피할 수 있었다. 원 도정은 허가 취소 청문 결과 역시 당초의 원칙을 고수해 또다른 논란을 자초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